우리는 왜
좋은 기분이 드는
음식에 끌릴까?
분명 배는 부른데 초콜릿은 들어간다.
우울한 날엔 떡볶이가 생각나고,
지친 퇴근길엔 치킨 냄새가 유난히 달콤하다.
도대체 우리 마음과 위장은 무슨 사이일까?


“배불러. 이제 정말 못 먹겠어.”
그러고는 디저트 메뉴판을 펼친다.
인간은 참 흥미로운 존재다.
01 배는 부른데,
디저트 배가 따로 있다고?
점심으로 든든하게 밥을 먹었다. 더는 못먹겠다며 숟가락까지 내려놓았다.
그런데 누군가 묻는다. “디저트 먹을래?”
놀랍게도 대답은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온다. “뭐 먹을 건데?”
이건 단순히 식탐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우리 뇌에는 배부름을 판단하는 시스템과 음식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시스템이 함께 존재한다. 배가 충분히 불러도 좋아하는 음식의 모습과 냄새는 뇌의 보상 회로를 작극할 수 있다.
게다가 한 가지 음식을 계속 먹으면 그 맛에 대한 즐거움이 줄어들어도, 새로운 종류의 음식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를 감각특이적 포만감이라고 한다.
배는 식사를 끝냈는데,
뇌는 아직 메뉴판을 보고 있다.
ALGOBONI / THOUGHT #01
02 스트레스 받으면
왜 하필 떡볶이일까?
기분 좋은 날에는 맛있는 걸 먹고 싶고, 기분 나쁜 날에도 맛있는 걸 먹고 싶다. 축하할 일이 생기면 케이크를 사고, 속상한 일이 생기면 매운 음식을 찾는다.
우리가 원하는 건 배부름이 아니라,
지금 이 기분을 바꿔줄 무언가일지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는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스트레스의 강도와 지속 시간, 개인차에 따라 식욕은 줄기도, 늘기도 한다. 특히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될 때 달고 기름진 음식을 더 찾는 사람이 있다.
매운맛을 만드는 캡사이신은 통증과 열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자극한다. 이 강렬한 감각이 누군가에게는 짜릿한 즐거움이 왼다. 여기에 익숙한 맛과 먹고 난 뒤의 만족감이 더해진다. 다만 매운 음식이 스트레스를 직접 치료한다는 뜻은 아니다.
가끔은 입맛이 아니라, 기분이 메뉴를 고른다.
03 초콜릿 한 조각이 주는
작은 행복
초콜릿을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함이 입안에 퍼진다. 잠깐, 세상이 조금 너그러워지는 기분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 뇌에서는 도파민을 비롯한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는 보상 회로가 작동한다.
그런데 도파민을 단순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건 정확하지 않다. 도파민은 보상을 기대하고, 그것을 얻으려 행동하게 하는 과정에도 관여한다.
그래서 초콜릿을 먹기 전, 포장지를 뜯을 때부터 이미 기대감이 생길 수 있다. 무엇을 먹을지 고르고 배달을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움의 일부다.
우리가 사랑하는 건
맛뿐 아니라 맛있는 순간이 올 거라는 기대일지도.
04 엄마가 끓여준 김치찌개는
왜 특별할까?
더 비싸고 화려한 음식도 많다. 그런데 유독 잊히지 않는 맛이 있다. 어릴 적 먹던 김치찌개, 학교 앞 분식집의 떡볶이, 추운 겨울 손에 쥐고 먹던 붕어빵.
음식의 맛은 혀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냄새와 맛은 기억, 감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정 음식 냄새글 맡는 순간 오래전의 장면이 불쑥 떠오르는 이유다.
겨울밤의 공기,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 친구와 나눠 먹던 간식까지. 음식 하나가 기억의 서랍을 통째로 열어버린다.
누군가에게는 엄마의 된장찌개이고, 누군가에게는 편의점 컵라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음식의 가격이나 영양 성분이 아니다.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똑같은 맛이 나지 않는 이유.
빠진 재료는 바로 그때의 시간.
ALGOBONI / THOUGHT #02
05 마음이 허기질 때,
우리는 무엇을 먹고 있을까?
늦은 밤, 별로 고프지 않은데도 냉장고 문을 열어본 적이 있는가?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뭔가 아쉽다.
하루가 길었거나, 기대했던 일이 잘 풀리지 않았거나, 유난히 혼자라는 느낌이 드는 날. 음식은 가장 쉽고 빠르게 손에 닿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이를 흔히 감정적 섭식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기분에 따라 먹는 모든 행동이 문제인 건 아니다. 다만 배고픔과 관계없이 반복적으로 먹고, 그 괴로움이 커진다면 내 감정에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지금 나는 정말 배가 고픈 걸까?”
“아니면 조금 쉬고 싶은 걸까”
A QUESTION FOR YOURSELF.
결국, 우리가 먹고 싶은 건
음식만이 아니다.
알고보니!
BEHIND THE ORDINARY
어떤 날은 달콤한 위로가 필요하고, 어떤 날은 익숙한 추억이 그립다.
우리가 음식에 끌리는 이유는 배고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